인천 시립병원 무연고 환자실중에 유독 한 병실은 병실 문앞에 마스크와 신발 덮개 그리고 파란 가운이 준비되어 있었다. 

수 간호원은 나에게 그방에는 들어가지 말고 꼭 가길 원하면 준비된 마스크와 장갑등 파란색의 가운을 입고 들어가라고 조언을 했다. 

결핵 환자라는것이었다.

무서운 생각에 병실 앞을 지나가면서 그 환자에게 미안한 생각이 늘 들었다.

다른 일반 환자 병실에는 들락거리며 찬송도 부르고 성경말씀도 읽어주면서 이 환자에게는 가지 않으니 그 환자가 날 얼마나 원망할까 생각에서였다.


어느날 난 그 환자에게 가기를 결심하고 병실 앞에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를 했다.

"주님, 제가 이 환자방에 들어갈때에 마스크를 하지 않고 들어가 나의 진심을 담아 기도 하기 원하니 더러운 병균이 저에게 오지 않게 해 주소서"

그리고, 있는 모습 그대로 방문을 노크하고 들어섰다.

내가 마스크를 하고 들어와 환자와 대화를 할때 그 환자가 주님을 영접할것 같지도 않았고 결핵균을 무서워 하지 않고 당당히 예수님을 전하는게 그 환자의 마음을 움직일것 같은 어린 나의 생각이었다.


마스크도 하지 않고 들어서는 나를 보고 그 환자는 기침을 하면서 얼른 마스크를 하고 들어오라고 말을 한다.. 

난 당당하게 말을 했다. "주님이 나와 함께 해주시니 마스크는 필요없읍니다"

다른 방에 비해 안개같은 촉촉한 공기가 방안을 감싸고 있는 음산한 느낌의 방이었다.

그리고 그의 바짝 마른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를 하고 혼자 찬송을 부르고 성경 말씀을 몇줄 읽어주고 자신은 예수 믿지 않겠다고 손사래를 치는 모습을 보고는 미소로 답해주고 다음날 다시 오겠다는 말을 하고 나왔다.


그리고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그렇게 다른 환자들 처럼 매일같이 그 환자를 찾으니 결국 그 환자는 나와 눈이 마주치면 깡마른 얼굴에 미소를 머금었고 하루는 나의 손을 잡으며 눈물을 흘리는것이었다.

아무도 찾아와 주지 않는 이곳, 자신의 자식들도 찾아와 주지 않는 이방을 유일하게 찾아주는 청년에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면서 자신이 예수님을 영접하겠노라고 나에게 말을 전해왔다.


갑자기 예수 믿겠다는 그 환자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 당황하다가 뼈만 남아 앙상한 손을 잡고 예수님 영접을 다짐하는 기도를 따라 하게 하고 찬송 몇장을 은혜 가운데 부르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그 병실을 찾았을때엔 그 환자가 보이지 않아 수 간호원에게 물어보니 어제밤에 영원히 거처할 고향으로 갔다는 메세지를 받고 그 병실 문앞에서 한참동안 서있었다. 그래도 주님을 영접하였으니 얼마나 다행인가를 중얼거리면서....


1980년을 회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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